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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론》, 성 아우구스티누스 - 분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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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도비꼬 작성일18-12-14 17:06 조회2,2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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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많은 악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나요? '하느님이 선으로 창조하셨다는 이 세상에 악은 왜 존재할까? 악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하느님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너무 화나고, 너무 억울하고, 너무 슬픈 일들을 왜 보고만 계시는가?' 


하느님께서 악을 허용하고 방관하는 것이라면 전적으로 선한 존재가 아닐 것이고, 악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라면 전적으로 전능한 존재가 아닐 것입니다. 이 딜레마는 오래전부터 제기된 비판이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궁극적인 원천을 유일신인 하느님으로 제시하고, 그러한 하느님을 완전한 선으로 규정하는 그리스도교는 ‘절대선이 어떻게 악을 산출하는가?’라는 모순을 해결해야만 했지요.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해답을 인간의 '자유의지'에서 찾고 있습니다. 

 

"다른 그 어느 사물도 지성(선)을 욕망(정욕: 악)의 동반자로 만들지 않는다. 당사자의 의지와 자유의지가 아니면(그 어떤 사물도)"(『자유의지론』, I, XI, 117쪽).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이성이 나쁜 욕망을 통제하도록 창조하셨지만, 인간이 자유의지로 이성을 외면하고 나쁜 욕망을 선택함으로써 그 질서를 깨뜨린다는 것이지요. 

  그럼 또 반론이 제기 됩니다. '그럼, 자유의지가 악용될 가능성을 하느님도 아셨을텐데, 자유의지를 꼭 주셨어야 합니까?'

  아우구스티누스의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인간이 하나의 선이라면, 그리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 한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한다면, 인간은 자유로운 의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는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하느님이 인간에게 자유로운 의지를 주신 것은 또한 (그것을 통해서) 범죄도 저지르게 하려고 주신 것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자유의지) 없이는 사람이 올바르게 살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분이 왜 그것을 주셨어야 하느냐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 그러므로 이제 범죄하는 사람을 하느님이 벌하신다고 할 때는, ‘왜 너는 자유로운 의지를 내가 너에게 그것을 준 목적대로 쓰지 않았느냐?’고 하시는 말씀 아니고 무엇이라고 여기는가?"(『자유의지론』, II, I, 3, 153쪽).

 

이 책은 학술서이기 때문에 혹시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 그리스도교를 옹호하기 위해 쓰였기 때문에, '그럴 줄 알았어. 나쁜 것의 원인은 하느님 탓이 아니라 인간 탓이기 마련이지' 하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죄로 누군가가 상처받고 불행해지고, 또 그 반대일 때 우리가 상처받고 불행해지는 것은 사실 아닐까요? 이것이 우리가 흔히 '악'이라고 부르는 것 아닐까요?

 

미사 중에 우리는 '고백의 기도'를 통해 "​과연 생각과 말과 행위로 많은 죄를 지었으며, …"라고 고백하며 가슴을 세 번 칩니다. 이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떠오르는 나쁜 마음까지는 내 의지로 어쩌지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자유의지를 하느님의 뜻대로 잘 사용했다면, 적어도 말과 행위로는 죄를 덜 지었을텐데.'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마르 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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