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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이기주 앤솔로지, 황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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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연안나 작성일20-05-13 14:05 조회1,4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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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어졌다.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을 쓴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관계를 맺으며 산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 어쩌다 만난 사람까지도…. 그 사람과 아주 특별한 관계가 될 수도 있고 ^^

 

나도 사람을, 만남을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그러한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그런 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고, 여러 번 서점에 간 후에 읽게 되었다. 필요했기에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겠지.

내 시간을 건네주는 것. 그리고 그 앞에 중요한 단어 '사랑은'…

사랑하기에 내 시간을 타인에게 기꺼이 건네준다.

그럼 지금은 내 안에 사랑이 부족한 걸까?
아니면 사랑이란 개념이 정화되어 열매 맺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남녀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이웃 간의 사랑을 소재로 이기주 작가의 마음이 담긴 글 132편(《언어의 온도》를 비롯한 기존의 책에서 뽑은 글과 새롭게 쓴 글이 함께 있다.)백조윤 작가의 그림은 마음에 위로가 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세상과 그 안에 속한 사람들과 열심히 관계를 맺는 중일 것이다. 거기에서 기쁨, 슬픔, 사랑, 행복, 고통, 상실 등 여러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면서 말이다. 우리는 모두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고 오감이 있기에 상황과 경험은 다르지만, 본질에서 비롯된 그 어떤 것은 같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여러 사건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 기꺼이

사랑으로 내 시간을 내어주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하기를.

나도 그러기를^^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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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특히 사랑은, 내 시간을 상대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면,

 그 사람이 내 일상에 침입해 시간을 훔쳐 달아나는 것처럼 여겨진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거나, 사랑이라는 감정과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미안함을 의미하는 'sorry'는 '아픈', '상처'라는 뜻을 지닌 'sore'에서 유래했다.

그래서일까. 진심 어린 사과에는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라는 뉘앙스가 스며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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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참 그렇다.

아침저녁으로 밥을 차려주고,  자신의 꿈을 덜어 자식의 꿈을 불려주고,

밖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돈을 벌어다 주고, ​

그렇게 늘 줬는데도 자식이 커서 뭔가 해드리려 하면 매번 "미안하다"고 말한다.

단지 받는 게 미안해서가 아닐 것이다.

더 주고 싶지만 주지 못하니까,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향해 "미안하다"고 입을 여는 게 아닐까.

 

 

평소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의 마음속에 저마다 다른 풍경의 비밀 정원 같은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에는 타인이 잘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추억과 상처,

이루지 못한 꿈이 처연하고 은밀하게 어우러져 있을 것만 같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이 정원을 살짝 엿보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

동네 어귀 한 귀퉁이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빼꼼히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질문이라는 까치발을 들여다보는 심정으로

질문이라는 까치발을 들어보면 어떨까.

어차피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세상살이의 근본이기도 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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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시선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참으로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상대를 자세히 응시하는 행위는우리 삶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관찰 = 관심'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도 한다.

사람은 관심이 부족하면 상대를 쳐다보지 않는다.

궁금할 이유가 없으므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외면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돌이켜보면 관심이 멈추던 순간, 상대를 향한 관찰도 멈췄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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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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