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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그림출처] 세천사의 비상(Die Bamberger Apokalypse,1981.독일)​​

신약성경에서 히브리어 단어 ‘아멘’은 두 가지 구별된 의미로 사용된다. 먼저 복음서에서 100여 회에 걸쳐 사용되는 ‘아멘’은 마르 16,8을 제외하고 예수의 담론 안에서 발견된다. 대개 ‘레고’(말하다)라는 동사와 짝을 이루어 사용되는 ‘아멘’은 예수의 선포가 지니는 권위와 절대성을 강조하는 의미를 지닌다. 요한복음에서는 예수 담론의 권위를 위해 ‘아멘’을 두 번이나 반복한다.

 신약성경에 사용된 ‘아멘’의 두 번째 의미는 서간들에 주로 나타난다. 복음서와 달리 서간들은 ‘아멘’(스무 번 사용됨)을 전례적 색채 안에서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찬미가의 마무리를 위해 사용한다. 요한묵시록 역시 전례적 분위기 속에서 ‘아멘’을 여덟 번 소개한다. 저자(그리고 전례를 위해 모인 공동체: 묵시 1,6-7)에 의해 하나씩 소개되는 ‘아멘’은 네 생물(5,14)과 천사들(7,12) 그리고 스물네 원로와 네 생물(19,4)에 의해 선포되고, 묵시록 마지막에는 공동체 전체가 ‘아멘’을 외친다(22,20).

전례적 분위기에서 ‘아멘’을 사용하는 요한묵시록은 신약성경의 다른 글에서 사용되는 ‘아멘’의 의미와 구별되는 특이한 경우를 보여주는데, 그리스어 정관사 ‘호’와 붙여서 그리스도에 대한 호칭으로 ‘아멘’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라오디케이아 교회의 천사에게 써 보내라. ‘아멘 그 자체이고 성실하고 참된 증인이며 하느님 창조의 근원인 이가 말한다”(묵시 3,14).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이사야가 이미 하느님께 사용한 호칭 곧 “아멘이신 하느님”, 말하자면 “신실하신 하느님, 신뢰의 하느님”(이사 65,16 참조)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글] Jean-Pierre Prévost의 Les symboles de l’Apocalyse(bayard, 2012)를 대구 가톨릭신학대학의 박병규 요한보스코 신부가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