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농사에 이용되었는데요(신명 22,10; 1열왕 19,19; 이사 30,24; 신명 25,4), 특히 곡식을 수확한 후 탈곡할 때 소를 이용하였는데, 수확물을 펼쳐놓고 소가 밟아 탈곡이 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신명 25,4에 “타작일을 하는 소에게 부리망을 씌워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면서 짐승일지라도 너무 가혹하게 다루지 말라는 당부를 합니다. 또한 “너희는 동족의 소나 양이 헤매고 있는 것을 보거든, 그것들을 모르는 체하지 말고 반드시 너희 동족에게 데려다 주어야 한다”고 밝힙니다(신명 22,1).

필리스티아인들에게 주님의 계약궤를 빼앗긴 후 되찾아 올 때 멍에를 메어 본 적이 없는 어미 소 두 마리를 끌어다가 수레에 묶어 계약궤를 실었습니다(1사무 6,7). 이 밖에도 물건들을 옮길 때 수레를 끄는 운반용으로 이용되었습니다(민수 7,3).

방목을 한 기록이 있지만(이사 30,23-24; 요엘 1,18), 보통 마구간에 매어 두고 쇠똥은 연료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에제 4,15). 또 소는 식용으로도 사육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창세기의 아브라함 이야기에서 아브라함이 세 손님을 맞아 우유와 송아지 고기로 요리를 해 대접했다고 전합니다(창세 18,7-8). 또 신약성경에서도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서 아들을 맞아들이는 아버지가 살진 송아지를 잡는 대목이 나옵니다(루카 15,23). 제사를 지낼 때 소는 제물로 사용되었고(레위 1,21), 소를 사육하는 법은 모세 율법에 자세하게 규정되어 있을 만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중요한 가축이었습니다(탈출 29,10). 그 만큼 중요한 가축이었기에 전쟁에서 승리한 후 전리품이 되기도 했습니다(신명 2,35).

소는 여러 가지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는데 모세가 죽기 전에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한 축복에서 에프라임과 므나쎄를 두고 “그는 맏이로 난 소, 그에게 영예가 있어라”하면서 첫 수송아지의 힘과 위엄을 강조합니다. 또 솔로몬 성전에 청동 바다 모형을 만들 때 황소 열두 마리 위에 얹어진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1열왕 7,25). 또 청동으로 열 개의 받침대를 만들 때도 틀 사이에 끼인 널빤지에 사자와 황소와 커룹들이 그려져 있습니다(1열왕 7,29). 또한 에제키엘이 환시 중에 보았던 네 가지 형상 중 하나가 황소의 얼굴이었습니다(에제 1,10).

성경에서 ‘바산의 소’는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는 우량한 소들을 가리킵니다. 아모스서에서도 ‘바산의 암소’에 빗대어 사마리아에 사는 여자들의 무절제와 게으름을 질책합니다(아모 4,1).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소’역시 운송수단으로, 노동 수단으로, 제물로 다양하게 이용된 만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중요한 가축이었습니다. 그래서 힘 있는 나라나 지배층을 나타낼 때 자주 비유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 속에서 중요한 가축이었던 만큼 성경 안에서 많은 상징과 비유로 등장합니다.

글 : 손남민 / 이미지 출처 : Google,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