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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백인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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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도비꼬 작성일18-04-16 14:41 조회1,6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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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의 유다는 로마의 식민지라 로마군인들이 곳곳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로마군의 주력부대는 군단이었지만, 유다와 같은 작은 지역에는 현지인들로 편성된 보조부대를 배치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유다인이 징집된 것은 아닙니다. 안식일을 철저히 지키는 종교 관습으로 말미암아 병역면제라는 특혜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유다에 주둔한 로마군의 병력은 로마 시민권을 가지지 않은 사마리아인, 그리스인 등으로 구성된 1기병대대와 5보병대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 10보병대로 편성된 군단이 자리 잡고 있어 안보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일개 대대는 600명인데, 이를 100명씩 나눠 여섯 백인대로 되어 있었습니다. 기병대대는 그 중 하나의 백인대가 기병이라는 점만 달랐는데, 이 백인대를 지휘하는 장교가 바로 백인대장百人隊長입니다.

 

당시 로마군은 황제의 초상을 그린 군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유다인들은 이를 우상숭배(탈출 20,4)로 여겨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에,예루살렘에서는 군기에 황제 초상을 그리지 않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다인들의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주력부대는 카이사리아에 배치시켜 놓았고, 예루살렘에는 1보병대대와 1기병대대만을 주둔시켜 놓았습니다. 이들은 예루살렘 성전 북서쪽 모퉁이의 안토니아 탑을 막사로 사용하였는데, 높고 전망이 좋아 성전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태를 관측하기 용이했고 병력을 재빨리 출동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유다 전역에는 약 36명, 예루살렘에는 12명의 백인대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평민 출신의 직업군인으로, 그 위로도 많은 상관이 있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훈련책임과 무기 검사, 전투 지휘 등은 물론 사형 집행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지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마태 8,8)라고 겸손되이 말씀드린 백인대장의 고백은 오늘날 우리도 미사 중 성찬의 전례에서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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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베로네세, 그리스도와 백인대장, 1571년, 넬슨-앳킨스 미술관.

 

 

출처: 월간지《성서와함께》1990년 6월 171호.

<성서와함께> 홈페이지 www.withb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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