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에서는 로마 각 지역에서 주조된 금전, 은전, 동전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이들 화폐에는 발행 시기에 재임했던 로마 황제의 얼굴과 이름, 또는 주조를 맡은 왕이나 총독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서, 화폐는 로마의 통치를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하였습니다. 성전에 봉헌하는 헌금에는 우상과 같은 형상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형상이 없는 돈으로 바꾸어 주는 환전상(마르 11,15)이 성전 입구에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습니다.

마르 12,13-17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트집을 잡으려고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데나리온 한 닢을 들어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되물으신 것도 화폐의 이러한 특징에서 나온 말씀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지폐 한 장을 들어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라고 물으시면 우리는 어떻게 답할지 문득 생각해 봅니다.

헤로데 왕 시기의 동전

: <성서와함께>소장,

  <성서와함께>가 주관하는 『성서의 세계 특별전』 전시.

티로의 반 세켈 은전

: <성서와함께>소장,

  <성서와함께>가 주관하는『성서의 세계 특별전』 전시.  

출처: 월간지《성서와함께》2000년 6월 2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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