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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소품들_온 세상이 숭배하는 여신 아르테미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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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8-11-20 02:30 조회1,9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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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소품들


온 세상이 숭배하는 여신 아르테미스

이우식 베드로

 

 

 

지난해 말에 뮤지컬마리아, 마리아를 보았다. 새벽 일찍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누구보다도 먼저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요한 20,1-18 참조)가 간음하다 잡힌 여인(요한 8,1-11 참조)과 동일한 인물이라는 교회 전승에 바탕을 두고 공연이 진행되었다. 주인공인 마리아 막달레나가 나오는 무대 배경에 매음굴을 연상시키는 소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상반신이 봉긋봉긋 솟아 있는 달걀 모양으로 가득한 아르테미스 여신상! 아르테미스는 에페소인들이 섬기는 여신으로, 사도 바오로가 제3차 전도 여행을 할 때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만드는 장인들의 소요에 말려들기도 하였다. 사도 바오로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녔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업 이 나쁜 평판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업이 나쁜 평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도 무시를 당하고, 마침내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숭배하는 이 여신께서 위엄마저 상실하실 위험에 놓였습니다”(사도 19,27).

 

이 소요를 주동한 은장이 데메트리오스만이 아니라 소요에 참여한 군중도 모두 한 목소리로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사도 19,28.34)며 두 시간이나 외쳐 댈 정도였으니, 얼마나 엄청난 소요였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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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의 명예를 위해 불타오름을 표상하는 주화]

 

그런데 데메트리오스의 말대로 아르테미스는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숭배하는여신으로서 위상을 떨쳤을까? 만일 그렇다면, 그리스 문화권에 들어가 있는 이스라엘도 그 영향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문화를 꽃 피웠던 10개의 도시가 데카폴리스라는 연합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을 시기였으니까.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와 레토의 딸이자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로 제시되며, 일반적으로 개와 함께 사냥하는 것으로 그려져 달과 사냥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다. 그런데 에페소 시민들이 본래 섬기고 있던 풍요와 다산의 여신 퀴벨레와 혼합되어,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 여신으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모산 의 역할도 하는 복합적 양상을 띠게 되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여신 퀴벨레를 승계하였다는 것은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양팔 위에 새겨져 있는 사자가 여신 퀴벨레의 애완동물이라는 점에서 은연중에 시사된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출산 때 죽기도 하는 산모들이 있는 것을 보고, 아르테미스가 여성들에게는 사자가 되었다고 비꼰 데에서 사자 모양이 생겨난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아르테미스 여신이 다른 신과 쉽게 동화된다는 면에서 사람들의 신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정도로 가장 대중화된 신이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리스인들은 어디에 정착하든 이 여신을 섬겼고, 로마인들도 이탈리아의 여신 디아나와 동일시하면서 숭배 대열에 동참하였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아르테미스가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숭배하는 여신이라는 은장이 데메트리오스의 말은 과장이나 고백이 아니 라 사실을 담고 있을 수도 있다.

 

에페소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힌다. 신전의 길이는 약 130m, 넓이는 약 70m, 높이는 20m에 달해,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4배나 큰 규모였다.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신전 규모 면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니, 그 파급력 또한 컸을 것이다. 요한 묵시록에 언급되는 일곱 교회의 하나인 사르디스(묵시 3,1~6)에도 알렉산더 대왕이 기원전 334년부터 짓기 시작한 아르테미스 신전이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 많은 장소에서 출토된 은전들도 에페소 여신의 영향력이 컸다는 주장이 정당함을 보여 준다. 이 은전들에는 디아나 에페시아라는 명각이 남아 있다.

 

이 여신상이 빛을 본 것은 1870년에 우드(J. T. Wood)가 단서를 잡아 아르테미스 신전을 발굴하면서부터 이다. 그렇다면 아르테미스 여신상의 상반신에 솟아나 있는 달걀 모양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고고학자들은 그 모양이 상반신에 있어서 자연스레 가슴이 많이 달린 여신으로 묘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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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다산의 신으로 숭배된 여신 아르테미스]

 

이 여인은 야생 동물의 새끼들을 열성적으로 보호하고 키워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여럿을 챙겨 먹이려면 가슴이 많이 달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젖꼭지가 없으므로 젖가슴이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 된다. 신전에서 발굴된 유골을 조사한 결과 당나귀와 개, 곰과 사자 등 여러 동물이 나오는 가운데 돼지가 가장 많았다. 이를 근거로 희생 제물로 잡은 돼지의 불알을 여신에게 봉헌하였던 관행이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만들 때 반영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느 견해가 더 합당할까? 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여신상의 모양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신상의 하반신을 가리는 치마에는 사자 황소 등의 동물이 세 마리씩 열을 지어 돋을새김으로 되어 있다. 야생 동물의 보호자로서 그 면모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상반신의 달걀 모양은 파충류나 조류의 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난생이든 태생이든 동물의 새끼라면 가리지 않고 보호하는 모습수많은 알과 새끼들을 한가득 안고 있는 모습이 풍요와 다산의 신인 아르테미스에게 더 어울릴둣싶다.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8년 2월 383호 

http://www.with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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