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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과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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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8-12-10 18:19 조회2,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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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과 머리카락

허영엽 마티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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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지 머리를 한 유대인.]

 


인간의 머리카락이 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머리를 보호하는 일일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의복과 같이 치장하거나 다양한 헤어스타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옛날 사람들에게 머리카락이 갖는 의미는 단순하지 않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머리카락에 관한 전통적 사고에 특별한 종교적인 의미, 주술적이고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머리카락으로 도술을 부렸고, 구약에서 삼손의 힘은 머리카락에서 나왔다. 특히 머리카락은 민간신앙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옛날에 우리나라에서 여인들은 아침저녁으로 머리 손질을 할 때 빠지는 머리카락을 기름종이에 싸서 일 년 동안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설날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가 그 머리카락을 문밖에서 태우는 풍습이 있었다. 이 풍습을 잘 지키면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는 머리카락을 소중히 여기는 전통이 있었다. 이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 중 한 부분인 머리카락을 한 올이라도 마음대로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유교의 가르침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래서 1895(고종 32)에 단발령이 반포되었을 때, 많은 선비가 손발은 잘라도 머리카락을 자를 수는 없다’며 목숨을 걸고 정부의 단발령 정책에 완강하게 반대했던 것이다. 이처럼 머리카락이 지니는 의미는 크고 다양하며 인간의 문화를 상징한다.

 

오늘날도 이스라엘의 거리에서 전통적인 복장과 꽁지머리를 한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독실한 유다인들이 머리에 동그란 빵모자 같은 것을 쓰고 귀밑 꽁지머리와 수염을 길게 기르는 것은 사실 유행과는 전혀 무관하다. 유대인들이 귀밑 꽁지머리를 기르는 것은 머리카락을 통해 하느님의 권위를 나타내려 하는 전통이다. 이스라엘의 남자들은 머리를 다 깎지 않았다. 그 이유는 머리를 깎은 이방인들과 같게 보이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나지르인 서약이라는 것이 있었다(민수 6장 참조). 나지르인 서약을 하면 약속 기간 중에 그는 하느님께 헌신을 서약하고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못하며, 시체나 부정한 것을 접촉하지 못하고 머리나 수염을 깍지 않았다. 나지르인이 머리카락에 칼을 대지 않은 것은 머리카락을 하느님께 헌신한 표(민수 6,9 참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예언자 사무엘이 머리카락에 칼을 대지 않은 것(2사무 1,11 참조)도 하느님께 특별히 봉헌된 사람이라는 표시였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 중 남자가 전쟁에서 포로로 잡아온 이방인 여인 가운데 아내로 삼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그 여성의 머리카락을 밀고 손톱을 깎고 잡혀올 때 입은 옷을 벗어야 했다. 이것은 이방 세계와 관련된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했다. 또한 유다인 남자들은 자기 수염을 관리 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들은 존경과 사랑으로 우의를 다지면서 입맞추는 때를 제외하면, 남자들의 수염을 만지는 행위는 모욕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수염을 뜯는 일이나 완전히 깎아 내는 것은 깊은 애통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유다인과 이집트인들이 수염을 손질하는 모양과 방법은 크게 달랐다(창세 41,14 참조). 이집트인은 일반적으로 수염을 기르지 않았고 상류층 남자들만이 지위의 상징으로 수염을 길렀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일반 남자들은 수염을 기르지 않았다. 로마 남자들은 머리를 빗질하고 깨끗이 수염을 깎은 깨끗한 얼굴을 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이 관습은 그 후 서구 사회에 기본적으로 답습되었다. 이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은 머리카락, 수염 하나에도 신앙적인 의미를 담아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머리카락은 인간의 몸에서 보통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5년 10월 355호 

http://www.withb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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