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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동 언어와 성경(2)_인간은 하느님의 형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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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8-09-11 22:47 조회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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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동 언어와 성경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2)

배철현(교수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바빌론의 최고신 마르둑은 신들의 일을 덜어 주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기로 했다:

 

[에누마엘리시] 6 토판

(1) 마르둑 신이 신들의 말을 들었을 때,

(2) 그는 마술을 행하기로 마음먹었다.

(3) 그가 에아 신(Ea)에게 말했다.

(4) 그는 그가 생각하는 계획을 에아에게 말했다.

(5) 피를(da:mu) 연결하고 뼈를 만들어

(6) 태초의 인간을 만들 것입니다.

사람이 그의 이름이 될 것입니다.

(7) 내가 태초의 인간을 만들 것입니다.

(8) 신들이 해야 할 일을 그에게 부과해 신들이 쉴 것입니다.

(9) 내가 신들의 신수를 기적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마르둑 신은 자기 아버지인 에아 신의 충고대로 신들의 모임을 소집하고 거기서 혼돈의 여신 티아마트의 장군이며 남편이었던 킹구(Kingu)신을 지목한다. 킹구는 티아마트을 선동하여 전쟁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군대를 이끈 장군이므로, 킹구를 살해하여 인간을 만들고자 한다:

 

[에누나 엘리쉬] 6 토판

(30) 그들은 킹구를 결박하여 에아 신 앞으로 데리고 왔다.

(31) 에아는 킹구에게 죄과를 묻고 그의 동맥을 절단하였다.

(32) 그는 그의 피로(da:m) 인간을(awi:lam) 만들었다.

(33) 그래서 신들의 노역을 인간에게 지우고 신들은 노역에서 해방되었다.

(34) 지혜로운 에아가 신들의 인간을 창조하고

(35) 신들의 노역을 인간에게 지웠을 때

(36) 그 일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37) 누딤무드(에아)와 마르둑은 기적적으로 이와 같은 일을 했다.

[에누마 엘리시]에 의하면 인간은 신들을 대신하여 허드렛일을 하는 종으로 만들어졌다.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에게 인간은 신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예일 뿐이다. 이 점에서 성경이 고대 오리엔트 신화의 내용과 그 언어를 공유하고 있지만, 제시하는 인간 창조 목적은 사뭇 다르다.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하느님과 같이 만들어 하느님을 대표하여, 하느님을 대신하여 세상에서 살도록 하시는 인간 존엄사상을 표출한다. 반면에 [에누마 엘리시]에서는 인간을 신을 위한 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에누마 엘리시]의 인간 창조이야기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인간을 만든 킹구의 피(d-m), 창세 1,26모양이라고 번역되는 데무쓰’(d-m-w-t)와 그 어원이 유사하다는 데 있다. 사제계(P) 기자는 성경에서 형상모양이라고 해석되는 두 단어를 고대 근동신화의 주요한 신화소에서 차용하였지만, 인간 창조의 목적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인간을 만들기 위한 목적신들의 노역을 덜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아트라 하시스][에누마 엘리시]와는 달리 인간을 정화된 진흙과 지각 있는 신이었던 웨-일라 신의 피와 섞어 만든다. 창세 1,26에 언급되는 모양 은 메소포타미아의 인간 창조 때 쓰인 와 심층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창세 1,26에서 인간을 하느님의 형상으로 창조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 하느님의 형상은 모든 인간들에게 주어졌다.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인간의 조상이라고 일컫는 아담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부여되었다. 살인과 저주에 대한 금지조항을 선포하고 있는 창세 9,6과 야고 3,9-10에서, 하느님의 형상은 죄를 진 인간일지라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 인간 자체로 존엄하다는 사실이다.

 

둘째, 하느님의 형상은 인간이 타락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창세 9,6과 야고 3,9-10은 살인하고 저주를 일삼는 인간에게도 하느님의 형상이 깃들여 있다고 전한다. 하느님의 형상은 단순히 유다인들이나 그리스도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주어졌다.

 

셋째, 하느님의 형상은 인간의 본성 안에 존재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는 하느님의 형상이며, 아니 바로 하느님이다. 하느님의 형상은 인간들이 다른 인간들을 존엄하게 대해야 하는 그의 기초이다. 성경에서 하느님의 창조는 분명한 목적을 갖는다. 인간은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고 순종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동료 인간들을 하느님처럼 사랑하고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형상을 기록하고 있는 창세 1,26의 번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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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메소포타미아 신화들과 비교해 본다면, 유다-그리스도교의 신은 모든 인간을 지상에서 신의 현현, 혹은 지상의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왕으로 창조하셨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 아니 하느님이라는 인간 존엄성의 선포이다.

 

이러한 개념을 시편 8,5-7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5 인간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당신께서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6 신들보다1)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7 당신 손의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의 발 아래 두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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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교의 황금률은 위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옆으로는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네 이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형상이며, ‘하느님의 모양이다. 예수님은 마태 18,1-5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 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이웃 안에, 작은 어린이 안에 숨겨진 하느님의 형상, 아니 예수님의 형상을 찾아 그들을 섬기고 내 몸처럼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소록도에서 40년간 한센병 환자를 돌보다 지난해 고국 오스트리아로 말없이 떠난 마리안느 수녀와 마거릿 수녀. 그들은 예수님이 말한 것처럼, 한센병 환자들의 얼굴을 통해 예수님을 발견하였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한센병 환우들의 얼굴에서아픈 상처에서 하느님의 형상인 예수님을 발견한 것이다. 성전 안에서만 하느님을 찾으려는 그리스도인 그 안에서만 예수님의 흔적을 찾으려는 우리들은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6년 11월 368호 

http://www.withb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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