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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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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날개없는천사 작성일20-02-12 17:08 조회6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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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6. 카락성. 요르단-

​암만을 출발해서 '임금의 큰길'을 따라 남쪽으로 가면서, ​마케루스 요새 순례 후 한 시간 남짓 달리다보면... ​아주 높은 성벽을 갖추고 있는 성채를 볼 수 있다. ​바로 카락 성이다. ​우리 순례단은 맞은편에서 조망만 하고 지나갔다.

​카락 성은 모압 왕국의 수도였다. ​모압 왕국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소돔의 멸망 후 두 딸과 살았는데...​두 딸이 아버지에게 술을 먹게 한 후 큰딸은 아들 모압을, 작은딸은 아들 벤 암미를 낳았다. 각각 모압족과 암몬족의 조상인 것이다(창세 19,30-38). ​성경 <룻기>의 룻이 모압 여인이었고, 다윗의 증조할머니였다. 한때는 ​다윗 왕에 의해 이스라엘 왕국이기도 했으나, 솔로몬 왕 사후 독립했고, ​바빌론 제국에 의해 카락 성은 파괴당하고 완전 멸망했다.

​2005년 상영된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Kingdom of Heaven>은 이 카락 성에서 많은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현재의 카락성은 십자군 전쟁 시대 때 오십여 채 성채를 지었었는데, 그중 일부가 남은 것이다. 삼면이 협곡으로된 천혜의 요새 조건을 갖춘 성이다. ​실지 십자군 전쟁 때 중요한 요새였고 많은 전투도 있었다고 한다.

​1098년 1차 십자군 전쟁을 시작으로 이백여 년 동안 8차에 걸친 십자군 전쟁이 있었는데, 이천 년 동안의 그리스도교 교회사 중에 큰 오점을 남긴 흑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10-11세기경 셀주크투르크 제국이 팔레스티나를 비롯해서 중 동지방을 지배할 때, 아랍족들보다 더 호전적인 이들 투르크족(지금의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카지흐스탄)은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고  살해까지 하면서 예루살렘 순례를 막았던 것이다. 이에 교황 우르바노 2세는 클레르몽 종교 회의에서 '예루살렘 성지 회복'을 선언한다. 교황은 십자군으로 종군하는 자들에게 전대사를 베풀고 고행의 보속을 면하도록 선언한다. 그러나 1차 십자군전쟁을 빼면 거의 실패한 전쟁이라고 본다. 성지회복이라는 거룩한 신앙심을 내세웠지만...실지는 영주들은 정치적 권력과 영토를 확대하려는 야망과 상업에 관련된 사람들은 장삿속의 이득만을 취하려는 각각의 이기심과 기사들은 자기들의 욕망 때문에... 신앙과 복음과는 정반대되는 야만적인 살상과 파괴를 수도 없이 저질렀다.

영화 <Kingdom of Heaven>은 2차와 3차 사이의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발리앙의 아내는 자살했고 자살한 아내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할거라고 비아냥거리는 사제를 발리앙은 죽인다. 그 살인죄로 괴로워하던 중에, 십자군 전쟁에 기사로서 참가하게 된다. 아내의 죄와 자신의 죄를 씻기위해서! 십자군들은 이슬람교인들을 죽일 때마다, "하느님의 뜻이다."라고 외친다. 수도자들은 반복적으로 외친다. 
"교황께서 말씀하시길, 이교도를 죽이는 건 살인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 길이라 하셨다."

이 영화의 명대사 장면...발리앙과 살라딘 장군의 협상이다. 셀주크투르크 세력은 소멸되고 아라비아반도 대부분을 차지한 아바스왕조의 지도자 살라딘 장군은 예루살렘 성에서 한 사람이라도 해를 당하지 않는 것을 보장하고 떠날 것을 권한다. 발리앙과 살라딘은 서로 작별 인사를 한다. 이때 발리앙이 살라딘에게 묻는다.
​"What is Jerusalem worth?" (예루살렘이 뭡니까?)
​"Nothing" (아무것도 아니지.)
​살라딘은 뒤돌아서 몇 걸음 옮긴다. 
그리고 다시 중얼거리듯이 말한다.
​"Everything." (모든 것이기도 하지.)

잊을 수 없는 명대사이다. 그리스도인인 나로서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루살렘이 순전히 우리 그리스도교 교회 차지이기를 바라는 인간적인 욕심이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예루살렘은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으로 이슬람교의 메카, 메디나와 함께 3대 성지이기도 하다. 왜, 하느님은 이런 상황을 만드셨는지? 하느님의 지혜를 찾아 조화로운 공존을 이루어야할 텐데... 아직도 그 거룩한 땅에서는 끊임없는 분쟁으로 때때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고... <Kingdom of Heaven>은 언제나 이루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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