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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독서(47)_주님의 구원을 이미 내 눈으로 보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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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9-04-29 01:29 조회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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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독서

주님의 구원을 이미 내 눈으로 보았나이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22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이런 집비둘기 두 마리를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주셨다. 27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이는 당신께서 모든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루카 2,22-33).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22)

삶에는 중심(center)’이 있어야 합니다. 중심을 잃을 때, 중심이 없을 때 정체성의 위기가 시작되고, 삶은 안팎으로 서서히 무너져내립니다. 우리 삶의 중심은 두말할 것 없이 하느님입니다. 삶의 중심인 하느님께 뿌리내려야 안정되고 평화로우며 온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중심이 아닌 사람, 권력, 재물, 건강 등 보이는 우상에 뿌리를 내렸다가 낭패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계신 예루살렘성전을 그들 삶의 중심으로 보았습니다. 보이는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이 삶의 중심인 하느님을 상징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마리아와 요셉 부부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아기 예수님을 삶의 중심인 주님께 바쳤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이제 이들 부부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 되었습니다. 비로소 자식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율법에 따라율법에 기록된 대로'율법에서 명령한 대로와 같은 묘사는 이들 부부가 얼마나 하느님을 중심으로 충실히 살았는지 잘 보여 줍니다. 우리는 여기서 부부는 물론 공동체 일치의 원리를 봅니다. 마음이 맞거나 성격이 같아서가 아니라, 마리아와 요셉처럼 늘 삶의 중심인 주님을 바라보며 봉헌할 때 일치할 수 있습니다.

 

22일은 주님봉헌 축일입니다. 2월을 봉헌의 달이라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기쁨, 행복은 봉헌에 있습니다. 하여 2월의 거룩한 독서는 주님봉헌 축일의 복음을 택했습니다. 수도자들뿐 아니라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신자도 봉헌 생활을 하라는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그분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응답은 봉헌으로 표현되기 마련이요, 봉헌의 삶을 통해 주님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집니다. 사랑하면 저절로 내놓기 마련입니다. 가진 것 모두, 심지어 생명까지 봉헌하고 싶은 것이 사랑입니다. 10년 전 성탄절에 빨간 칸나 꽃을 보며 써 놓았던 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되고 싶다.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면 늘 하느님의 무엇이 되고 싶어합니다. 바치고 바쳐도 늘 부족한 우리의 사랑입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25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하는 것이 봉헌 생활입니다. 예루살렘의 시메온은 늘 하느님 안에서 사는 봉헌자를 상징합니다. 언제나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 정주하면서 끊임없이 성전에서 공동 전례를 바치며 사는 수도자와 흡사합니다. 비단 수도자뿐 아니라 미사중에 자신을 봉헌하면서 하느님이 중심이라는 것을 새롭게 확인하는 모든 신자도 또 하나의 시메온입니다. 시메온처럼 주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의롭고 독실하게 봉헌 생활을 하는 이들 위에 성령께서 머물러 계십니다. 이리저리 하느님을 찾아 나서지 않고 시메온처럼 항구하게 자기 삶의 자리에 충실히 정주하면서 주님을 찾고 기다릴 때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28

주님을 만날 때 찬미와 감사가 저절로 솟아 나옵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찬미와 감사라는 양 날개를 달고 하느님의 푸른 하늘을 훨훨 날게 됩니다. 주님을 만나 찬미하고 감사할 때 빛 속에서 살아나는 영혼들이요, 찬미와 감사가 사라질 때 불평과 불만의 어둠 속에서 시들어 죽어가는 영혼들입니다. 시메온은 성전에서 허송세월을 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좋든 싫든 기분이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항구하게 찬미와 감사의 봉헌 생활에 충실하다 보면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29-30

무엇보다 봉헌 생활의 큰 복은 주님을 만나게 되는 일입니다. 시메온은 찬미와 감사의 봉헌 생활을 하여 마침내 믿음의 눈이 열리고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수도자들은 끝 기도를 할 때마다 아름다운 시메온의노래’(루카 2,29-32 참조)를 바칩니다. 이렇게 주님과 만난 체험이 우리 마음에 평화를 주고 최후의 봉헌인 죽음을 편안히 맞이하게 합니다. 시메온처럼 평소에 작은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생활을 습관화하였을 때, 그의 청원대로 평화로이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습니다.

 

교회가 권하는 미사와 시편 기도보다 더 좋은 찬미와 감사의 봉헌 기도도 없을 것입니다. 늘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미사를 봉헌하고 시편 기도를 바칠 때 살아계신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내면은 자연스레 치유되고 정화되며 성화됩니다.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32)

봉헌의 삶을 통해 주님을 만날 때 계시의 빛이 비치며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이 빛이 우리의 무지를 밝히고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거룩하게 만듭니다. 그리하여 봉헌 생활이 얼마나 큰 복이요 은총인지 깨닫게 됩니다. 관상 생활은 아주 평범하고 단순합니다. 시메온처럼 의롭고 독실하게 살면서 하느님께 마음을 가득 담아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면 됩니다. 빛과 영광으로 가득한 봉헌의 달’ 2월입니다. 미사 때마다, 잠들기 전 끝기도 때마다 아기 예수님을 가슴에 안고 시메온의 노래를 바치며 봉헌 생활의 기쁨과 행복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9년 02월 395 

http://www.withb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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