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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독서(50)_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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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9-04-29 01:43 조회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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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독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26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6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루카 1,26-31,36-38).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26-27)

과연 사람을 찾는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자 하느님의 겸손입니다. 하늘 높이 계신 크신 분이 땅 아래 작은 사람을 찾아오셨으니 말입니다. 예전에사람을 찾는 하느님(아브라함 여호수아 헤셀 지음, 이현주 옮김, 한국기독교연구소이란 책을 감명 깊게 읽으며 메모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수도자를 흔히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라 정의하는데, 늘 이 말만 생각하다가 사람을 찾는 하느님이란 말을 들었을 때 신선한 감동과 자유를 맛보았습니다. 어찌 보면 성경의 모든 이야기는 하느님을 찾는 사람의 이야기이자 사람을 찾는 하느님의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 나선 것은 말 그대로 하느님의 방문을 상징합니다. 굳이 하느님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제 삶의 자리에서 충실히 살다 보면 하느님께서 적절한 시기에 그를 찾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집에 계신데,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헛되이 밖으로 나가 하느님을 찾습니다(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28-29

마리아는 늘 깨어 있으면서 주님의 현존 안에서 고요히 살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침묵 중에 고요히 깨어 있는 영혼이라야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제가 고해성사 보속을 드릴 때 처방전으로 가장 많이 써 드리는 말씀입니다. ‘받은 이여대신 받은 라고 세례명을 써넣어 주면 모두 기뻐합니다. 그러니 지금 여기에서 함께 계신 주님을 만나는 것이 영성 생활의 요체입니다. 어디에나 계신 하느님이시기에 굳이 성지를 찾는 외적 여정에 오르지 않아도 됩니다. 매일 수도원 경내를 산책하는 것도 성지순례입니다. 때때로 하느님을 찾는 여정을 잠시 멈추고 마리아처럼 주님의 현존을 곰곰이 묵상하기를 권합니다.

 

나무에게 하늘은 가도 가도 멀기만 하다.

아예 고요한 호수가 되어 하늘을 담자.


언젠가 써놓고 오랫동안 위로받은 짧은 시입니다. ‘나무는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를 상징하고, ‘호수는 지금 여기 현존하시는 주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는 구도자를 상징합니다. 하느님을 찾는 활동으로 지쳤을 때 즉시 정주와 관상의 호수가 되어 하늘이신 하느님을 담음으로써 영혼과 육신이 충전됩니다. 하여 마음의 호수에 하늘이신 하느님을 담고자 많은 이들이 향심기도나 관상기도 수행에 열중합니다. 늘 주님과 함께 한 관상가 마리아였기에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임마누엘’(마태 1,23)을 낳으신 일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30)

인간의 원초적 정서가 두려움이요 불안입니다. 원죄의 상처가 상징하는 바도 바로 두려움과 불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불안에 위축되어 어둡고 무겁게 살아가고 있는지요. 아마 성경에 가장 많이 나오는 하느님의 말씀도 두려워하지 마라일 것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나오는 말씀이 바로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는 주님의 약속입니다. ‘사랑만이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사랑이신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두려움이라는 어둠이 사라지고 안정과 평화가 찾아옵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사랑은 마치 밤의 어둠을 몰아내며 떠오르는 태양과 같습니다. 마리아뿐 아니라 우리 역시 주님의 총애를 받은 자녀들입니다. 마리아처럼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자각이 시련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되어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36-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바로 이 말씀이 우리 믿음의 발판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뿌리내려야 백절불굴의 믿음이 됩니다. 이런 믿음이 없으면 삶은 복잡하고 혼란하게 표류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기적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믿음이 깊은 단순한 이들에게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기적입니다.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한 엘리사벳뿐 아니라, 누구나 믿음의 눈이 열리면 무수한 기적으로 가득 찬 인생을 볼 수 있습니다. ‘내 삶의 성경책을 자주 성독(렉시오디비나)해 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난 후 굽이굽이 새겨진 하느님 은총의 발자취와 불가능한 일도 가능케 하신 그분의 놀라운 업적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 누구도, 무엇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좌절시킬 수 없다고 깨달을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38)

5월은 성모성월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아름다운 5월은 성모님의 믿음을 배우기에 참 좋은 달입니다. 하느님에게 색깔이 있다면, 또 믿음에 색깔이 있다면 생명으로 빛나는 신록일 것입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겸손과 순종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빛나는 믿음의 고백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할 고백은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일방적 구원 역사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응답해야 구원역사가 가능함을 깨닫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도 인간의 자유를 강제하시지는 못합니다. 마리아의 순종이 없었더라면 하느님 역시 속수무책이셨을 것입니다. 하여 주님의 말씀에 순종으로 응답하여 구세주의 탄생을 가능케 한 마리아는 모든 믿는 이의 모범입니다. 비단 마리아뿐 아니라 진정 믿는 이들 모두 주님의 종입니다. 세상의 종이 아니라 주님의 종, 바로 이것이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주님의 종얼마나 자랑스럽고 영예로운 칭호인지요. 행복하여라, 성모 마리아와 함께 신록으로 빛나는 믿음으로 주님의 종이 되어 사는 사람들!” 아멘.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9년 5월 398 

http://www.withbib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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