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1 서브비주얼

거룩한 독서(52)_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바이블톡 작성일19-04-29 02:16 조회33회 댓글0건

본문

633b895c9bca44a53ca738d93a693b65_1556470
 

거룩한 독서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1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물에 그대로 있었다. 2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그렇게 가르치시면서 말씀하셨다. 3“, 들어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5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6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7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8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9예수님께서는 이어서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르 4,1-9).

예수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너무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그분께서는 호수에 있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 물에 그대로 있었다”(1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다스승 부재의 시대에 잊지 못할 스승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스승이 없다고 한탄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참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참 스승이신 예수님의 면모가 잘 드러납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한 삶의 스승이십니다. 말씀을 듣기 위해 예수님을 에워싸고 있는 군중의 모습이 마치 미사 때 제대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밤에는 산에서 기도하시고 낮에는 호숫가에서 군중을 가르치시니, 스승 예수님에게는 관상과 활동이 자연스러운 삶의 리듬이었나 봅니다. 정작 필요한 것은 삶의 스승이요, 스승의 첫째 조건은 제자들에 대한 열정적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진리인 하느님의 말씀을 나누고픈 열정이 충만한 스승 예수님과 진리에 목마른 군중이 만나는 호숫가는 참교육의 장입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어 평생 스승 예수님께 진리를 배워야 하는 우리는 그분의 평생 학생입니다. 주님께서 말씀에 목마른 군중을 찾으신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찾으시어 당신의 진리를 깨우쳐 주십니다.

 

 , 들어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3)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을 때 저절로 깨어 있게 되고, 마음의 귀를 기울여 주님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베네딕도 규칙> 역시 들어라(obsculta)’로 시작됩니다. 들음은 제자가 될 첫째 조건이자 영성 생활의 출발점입니다. 잘 듣기 위해서는 침묵해야 하고, 잘 들어야 순종하며 겸손할 수 있습니다. 곧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잘 듣고 그 삶의 자세를 배우라는 것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가리키는 믿음, 희망, 인내와 기다림의 사람은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4-7)

삶은 과정이요 흐름입니다. 개인이나 공동체가 언제나 좋은 땅에 있지 않습니다. 길바닥같이 마냥 무뎌 굳어 있을 때도 있고, 돌밭처럼 거칠고 위태로울 때도 있으며, 가시덤불처럼 이런저런 근심과 유혹에 휩싸일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고정불변한 현실은 결코 없는 법이니 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최선을 다해 말씀대로 살자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결과의 성패가 아니라 과정의 충실함을 보십니다. 그러므로 지금이 전부인 양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과 같은 현실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말씀대로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심각함은 결코 영성의 표지가 아닙니다. 살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도 있는 법이니 이런저런 실패나 역경 중에도 그럴 수 있지하는 대범함을 지니고 늘 말씀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삶은 단판 승부가 아니라 평생 승부이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참고 인내하며 말씀을 실천하는 씨를 뿌리며 살다 보면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같은 마음이나 현실도 서서히 주님의 은총으로 좋은 땅으로 변모되는 법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처럼 삶의 과정에 초연하여 하느님께 궁극의 희망을 둘 때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보이는 세상 것에 희망을 둘 때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같은 역경이 현실로 닥쳐 십중팔구 좌절하거나 절망합니다. 하느님 사전에 없는 낱말이 절망입니다. 그러므로 절망보다 큰 죄도 없을 것입니다. 희망이 없는 곳은 지옥입니다. 정말 살기 위하여하느님께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역경에 대한 최고의 보복(?)은 가장 좋은 땅이신 하느님께 깊이 뿌리내리며 그분께 희망을 두고 끝까지 말씀을 실천하는 삶입니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작년 가을

붉게 타오르다 사라져 갔던 담쟁이/ 어느새 다시 시작했다

초록빛 열정으로 하늘 향해 힘차게/ 담벼락 바위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붉은 사랑으로 타오르다/ 가을 서리 내려 사라지는 날까지

해마다 반복되는 제자리 삶에도/ 지칠 줄 모르는 초록빛 열정

다만 오늘 하늘 향해 타오를 뿐/ 내일은 모른다

타오름 자체의 과정이/ 행복이요 영원이다.


하늘로 향하는 담쟁이처럼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지칠 줄 모르는 항구한 열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말씀을 충실하게 실천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를 맺었다. 그리하여 어떤 것은 서른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8)

고진감래라 했습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말씀을 실천하며 살다 보면 좋은 땅, 풍부한 수확의 때를 맞이하기 마련입니다. 비록 우리의 삶이 실패한 듯 보여도 어딘가 좋은 마음 밭에서는 풍성한 믿음, 희망, 사랑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을지 모릅니다. 오랫동안 많은 신자를 만나다 보면 역경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시기가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기도하며 믿음으로 항구히 그 역경을 끝까지 참은 결과, 어둠의 터널과 같았던 역경의 땅이 풍성한 수확을 맺는 좋은 땅으로 변모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9)

귀가 있다고 다 듣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없으면 들어도 듣지 못하며 들을 귀가 없으면 아름다운 음악도 소음으로 들릴 뿐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 뜻을 깨달아 실천하는 자가 진정 들을 귀를 지닌 지혜로운 자입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제 삶의 자리에서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말고, 부질없이 자리 탓, 남 탓, 환경 탓하지 말고, 주님처럼 말씀 실천의 씨를 뿌리며 살도록 합시다. 

 

 

출처: 월간지 <성서와함께> 2009년 7월 400 

http://www.withbible.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